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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칼럼

조희연 교육감님, 자사고 대 일반고가 아니라 자사고와 일반고입니다!

workerceo 2014.09.30 11:24
이기주의는 인간이 날 때부터 갖고 있는 죄악이다

우리 사회는 동일한 사건, 동일한 사안에 대해서도 늘 다양한 시선이 존재한다. 우리는 과연 어떤 기준으로 진실과 거짓, 옳고 그름을 가려내야 할까. 그 답은 각자의 인생(가치관)에 비추어, 신념에 기대어, 믿음의 크기에 비례해, 시대의 윤리에 입각해 판단해야 할 것이다.

‘너는 그르고 나만 옳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독선’이라고 한다. 독선은 분열과 증오, 갈등을 부추겨 우리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추진하고 있는 ‘자사고 폐지 정책’은 각자 자신의 입장과 관점(교육관)에 따라 이견이 있을 수 있는 문제다. 경험이나 생각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각자 주장하는 말 모두가 맞다. 교육정책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무엇이 더 좋다고 결정을 내리면 그것이 그들에게는 진리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교육자라는 사람들조차 '자사고 정책'을 옳고그름의 문제로만 몰아가며 상대를 화나게 하고 있다.

자기가 100% 옳다고만 주장하는 사람은 스스로 ‘꼴통’ 인증이다. 억지로 우기거나 말을 잘해 OR 글을 잘써서 논쟁에서 이기면 옳은건가. 누가 옳은지를 가리는 일과 논쟁에서 이기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이겼다고 진리도 아니고 졌다고 틀린 것도 아니다. 당초 답이 없으니까 논쟁하는 거다.

적어도 교육자라면, 나와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그것을 쫓아가 볼 필요가 있다. 왜 그 의견이 그들에게 먹히는지 이해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해결책은 대결이 아닌 대화에서 나온다.

아래 논평은 자사고 폐지 반대론자 입장에서 다뤄졌다. 자사고 학부모들의 절규와 저항을 ‘행패’라고 표현한 어떤 교육자, ‘미쳤다’고 매도한 어느 유명 정신과의사의 글을 보고 반대측 입장에서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과연 자사고 학부모는 돈 많고 허영심 많고 '나홀로 이기적'인 사람들일까? 일반고 학부모, 자사고 학부모 모두 평범한 학부모들이자 경직된 대한민국 교육 정책의 피해자일 뿐이다. 이기심에서 자유롭지 못한게 인간인데 누가 누구를 탓하랴 / 글쓴이주

글 유종현 | 입력 2014.09.30 16:00 | 최종수정 2014.10.05 10:07

"조희연 교육감님, 자사고 대 일반고가 아니라 자사고와 일반고입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자사고를 정치적 재물로 삼지 마십시오! 

'시장 경쟁 논리에 맡겨라!'
필자는 조희연 교육감의 '일반고 살리기' 취지에 적극 공감한다. 하지만 일반고 위기라는 이유로 자사고를 강제 폐쇄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자사고는 등록금을 일반고의 3배 수준으로 지불하고 있다. 때문에 그만큼의 교육적 이점을 살리지 못한 자사고는 조희연 교육감이 굳이 나서지 않더라도 스스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세상 이치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평범한 진리다.

조 교육감이 정부(교육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리고 소송에서 질 싸움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자사고 문제에 강공 드라이브를 이어가고 있는데는, 그분 나름의 소신도 있겠지만 (자사고 폐지) 공약 실천 의지를 지지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 (서울시의회에서 여당뿐 아니라 야당 의원들도 조 교육감을 강하게 질타한 것을 보면, '자사고 폐지' 논란이 보수-진보 진영의 가치 대결도 아닌 듯하다.)

"우리 국민이 선거를 통해 자사고에 대한 평가를 내렸다?" 자사고 폐지 찬성론자들이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실로 억지춘향이다. 갖다 붙일 걸 갖다 붙여라. 조희연 교육감은 30%대의 지지율로 당선됐으며, 그나마도 보수진영의 분열과 고승덕 후보 딸 사건 등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JTBC 손석희 앵커마저도 조희연 교육감 인터뷰에서 '어부지리 당선 아니냐'는 돌직구를 던지지 않았나. 솔직히 조 교육감 당선에 대한 서울시민의 반응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찬성하는 쪽은 60.7%였고 반대는 22.9%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를 앞세워 자사고 폐지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것도 억지다. 전국 고등학교 중 자사고 비율은 2.1%에 불과하다. 다수 일반고와 소수 자사고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는 점에서, 애초에 '뻔한' 결론의 여론조사를 한 것이 아닌가.

"좋은 정책도 공감과 동의가 필요하다"
자사고 폐지 문제는 여론조사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자사고를 다니는 학생은 자신이 선택한 학교에서 배울 권리가 있다. 조 교육감은 소수자인 자사고 학생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교육은 정치의 논리, 수(數)의 논리가 아니라 교육의 논리에서 풀어야 한다.

조희연 교육감에게 되묻고 싶다. 외고, 과학고에 대해 같은 조사를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조희연 교육감의 두 자제는 외고(장남 명덕외고, 차남 대일외고)를 졸업해서 명문대(연세대, 서울대)에 진학했다. 전공은 각각 컴퓨터공학과 경제학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비단 조 교육감 자제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외고 나와서 대학 언어학과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과연 얼마나 되는가. 조희연 교육감 자제들이 나온 외고가 설립목적과 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국민에게 물어봐라.

이공계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과학고 출신 학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은 또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자사고든, 과학고든, 외고든, 특성화고든 본래 취지에 어긋나게 운영되고 있다면, 그러한 문제를 개선하고 본연을 회복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조희연 꼼수(?), 재평가 지표 타당성 없어"
기존 채점 기준이나 지표와 다른 잣대로 자사고를 평가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며 정당하지도 않다. 이는 마치 '달리기'로 평가하겠다고 공표한 뒤, 정작 시합날에는 "그건 아닌 것 같다"라며 '수영'으로 평가하겠다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뜬금 없다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원래 기준대로 성실히 평가를 준비한 학교들은 순식간에 바보가 됐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관련 재평가 방식에도 문제가 많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서울시교육청 자사고 공교육 영향평가 설문지'에 따르면, 자사고 주변 일반고 학생들에게 '자사고가 좋아요, 나빠요?'라고 묻는 식의 질문이 담겨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데 찬성하는지를 '자사고'가 아닌 '일반고 학생들'에게 물었다는 얘긴데, 이런 질문을 하면 당연히 부정적인 답이 나올 수밖에 없다. 교육자 답지 못한 치졸한 꼼수가 아니고 무엇인가.

설립취지인식 등 다른 지표와 배점도 너무 타당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가령, 재평가시 설문에서 (학생들이 자사고를 선택한 이유가) ‘수능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와 ‘우수한 학생들과 공부하기 위해’를 선택한 비율이 60%를 넘는 경우 설립취지인식 지표 배점에서 0점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표는 이번 평가에서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는데, 자사고 지정취소를 위한 '꿰맞추기'식 꼼수임이 그대로 드러난다.

2014 서울시교육청 자사고 평가 지표 점수(설립취진인식정도, 자부담 공교육비 적절성) [신의진 의원실]


[관련기사 : "서울 자사고 평가 당락 결정한 설립취지인식 지표 타당성 없어" 아주경제 2014-10-16]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교육과 교육정책은 다수결이나 여론에 의해 결정될 수 없으며 교육의 논리로 풀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결이 아니라 대화에 나서야 한다. 적어도 대통령과 정부(교육부), 그리고 당사자인 자사고 학생-학부모는 자사고 폐지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사고 8곳→일반고 전환 1253억원 필요, 무슨 돈으로?"
현재 상황에서 '자사고 죽이기'만으로 '일반고 살리기'가 실현될까. 입시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 없이 자사고만 폐지할 경우 '공교육 정상화'라는 당초 목표와는 달리 공교육 환경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자사고 지정 취소가 오히려 강남 8학군 열기를 조장한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강북 등 교육환경이 열악한 지역에서 자사고마저 폐지되면 강남과 강북 간 교육 격차가 더 벌어진다는 얘기다.

(과학고, 외고, 자사고는 물론이고 일반고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고등학교 중에 대학 입시에서 자유로운 학교는 없다.)

더군다나 서울시 교육 재정은 현재 4천억원 이상이 적자라고 한다. 조희연 교육감은 자사고 8곳의 일반고 전환에 소요되는 예산(5년간 1253억원)은 확보하고 있는가.(관련 기사) 그거 아니라도 중앙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데, 이렇게 계속 대결 구도로 간다면 조 교육감의 핵심 정책인 '일반고 살리기'도 성공하기 어렵고 교육 현장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이다. 피해는 애꿎은 학생들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조희연 교육감 '자사고 폐지' 행정 독재의 전형
흔히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말한다. 말 그대로 교육정책은 먼 앞날을 내다보고 세우는 계획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사고는 국가 정책으로 만들어진 학교다. 국가의 정책 방향을 바꾸려면 충분한 기간을 두고 이해 당사자와 각계 전문가가 논의해야 한다.

조희연 교육감은 정치적이고 비교육적이고 비현실적인 '행정 독재' 행보를 멈추고 정부(교육부), 자사고(학부모)와 대결이 아닌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시길 바란다. 자신이 내건 '자사고 폐지' 공약 관철과 '업적 달성'을 위해 무리한 행보를 지속한다면, 조희연 교육감에 대한 실망의 목소리는 더욱 더 커져만 갈 것이다. -끝.

내로남불: 내가하면 로멘스, 남이 하면 불륜 (나는 항상 옳고 남은 항상 틀리다.)

"정치적인 교육 정책을 아이들에게 실험하지 말고, 공청회를 열어 정당하고 합리적인 논리로 학부모ㆍ학생ㆍ학교를 설득해보라" "교육청은 자사고 재지정 취소를 위한 짜맞추기식 종합평가에 대한 모든 자료를 공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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